사람 마음의 깊이가 어디까지일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끝이 없을것 같다.
나 역시 순간순간 잘 하고 사는것 같았는데
지나고 보면 온통 모자람 투성이었으니
비운고 또 비유도
무엇어 그리도 많단 말이냐
비우려고 애 쓰기보다
그저 그렇게
그냥 살아가면 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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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가을은 그래도 길었다.

아니 긴~듯 했다.
날이 따스한 관계로 오랫동안
가을과 함께 하는듯 했다.
다행이었다.
나는 개인전으로 가을을 너무너무 좋아하니까.

이 곳 계절은 봄과 가을에 늘 목말라했다.
긴 겨울 지나 봄인가 하는데 성큼 여름이
와 있었고 불볕더위 겨우 지나 이제 가을인가 했는데 어느새 겨울이 와 있곤 했으니까.
그런데
그런데
이번엔 확연히 달랐다.
제법 긴 가을을 함께 했었다.
낙엽, 말라붙은 담쟁이, 앙상한 가지들
그래도 겨울은 저만치서 그냥
서성이고 있었다.

그렇게 더디게 겨울이 오더니
마음은 벌써 봄이다.
희망이다.
차디 찬 날들도 개울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흘러가리니.
지금 좀 절망적이더라도 우리에겐
누구에게나 봄이 올것이리라!

봄아
봄아
희망의 새 봄아

나는
우리는
우리들은
너를 언제나 기다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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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8.13 피곤 속의 행복

2015. 4. 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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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04.07.06)

2015. 4. 9. 15:43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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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모님의 칠순파티

오늘은 성주 칠산에 계시는 시이모님의 칠순을 맞아 어머님을 모시고 행차에 나섰다.
형제지간이 많으시지만 어머님과는
단 두분뿐인 자매이시다.
일찌감치 살림에 손을 놓으신 어머님과는 달리 여지껏 시이모님께선 시이모부님과 참외 농사를 지으시며 성주 시골에서 논농사며
밭농사까지 짓고 계신다.
허리며 다리며 어깨까지 안 편찮으신곳이 없으신대도 일손을 쉬이 놓지를 못 하신다.
내게는 시집 올 무렵부터 항상 챙겨 주시고 배려해 주시는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시다.
마음만은 각별하게
잘 하고 싶은데 뜻대로 실천하지를 못 하고 있으니~
아이들 어릴땐 조금 키워놓고 했었고.
좀 크고 나니 또 빠뜻한 살림살이에 뜻대로 되지를 않았다.
그랬던것이 지금까지 실천을 못하고 있으니 핑계없는 무덤 없다는 말이 정말로 맞는 말이다.


아가씨 다섯이서 힘을 모아 음식을 직접 장만하였단다.

확실히 옛말씀이 하나도 안 틀리다는 말이 실감난다.
요샌 며느리들 다섯이었다면 집에서 저리 음식장만해서 친지들을 불렀겠는가?
나 스스로도 할 말이 없어진다.

우리 시이모님,시이모부님.
정말 법 없이도 사실 분들이신데
오늘 이렇게 많은 형제지간들이 모이니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가씨들은 물론 수고로왔겠지만.

큰외삼촌,큰외숙모님, 아가씨내외
우리집 아가씨 내외.
평소 잘 지내시는 작은외삼촌께선 오늘 멀리 일을 가셔서 어제 들렀다 가셨단다.
우리 어머님과 이모님네 다섯 아가씨 내외들과
조잘조잘 애기들까지 지금은 온통 시끌벅적하다.

오늘의 주인공이신 시이모님 원래는 약주를 안 하시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으셔 막걸리 한 잔 받으신다.
시이모부님도 한 잔 달라신다.
그런데 그 한 잔을 질부인 내게 주시는거 아닌가!


그 귀한 술잔을 황송히 받아 들고서
서서히 음미를 해 본다.
항상 분주한 자리에서건 아니건
그 누가 계시더라도 유독 못난 이 질부를 챙겨 주시는 사랑하는 이모부님.

다시 한번 마음 깊이 고마움을 전힌면서
우리 이모님. 이모부님 더 편찮으시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셨으면
하고 소원해본다.
분위기가 너무 시끄러운 관계로 여기서 마감해야겠다.
나도 이 분위기 속으로 풍덩 빠져
오늘 하루 행복한 시간들 만끽해야겠다

행복한 시간들이여~~
영원하라.


복사꽃처럼 환한 두 분의 인생에
꽃길 수 놓아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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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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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갔다 돌아 온 진이 운동 나가잔다.
살짝 귀찮은 생각도 순간 들었지만
나도 운동은 해야겠기에 따라 나섰다.
입춘이 지난지는 좀 되었다 해도
아직 밤공기는 많이 쌀쌀하다.
집근처에 있는 도심속 공원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요사이 더 실감한다.
딸아이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엄마! 저것 봐" 하는 소리에
무심코 올려다 본 하늘엔 북극성이
오늘따라 유난히 반짝인다.
뿌연 하늘 때문에 어떤 날은 그저 빛 하나가 반짝일때도 있는데 정말 제법 크게 반짝인다.
어릴적 산골마을에 살았을적 무수히 많은 별들을 언니,동생들과 평상에 누워 같이 바라보며 들에 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으신 엄마를 기다리며 같이 노래 부르고 했었었는데......

북두칠성도 제법 선명하게 보이고
오늘 밤하늘엔 이야깃거리가 참으로 많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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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에게나 고향은 있기 마련이지만,

나에게는 더욱 잊을 수 없는

내 정서를 아름답게 해 준 산골마을 고향이 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그 곳~!!

나의 고향~ 산골마을이다.

집이래야 다섯 가구가 고작이었지만 그 곳에서 난 따뜻한

가슴과 인정을 배웠다. 사방으로 둘러싸인 산 속에 펼쳐진 들판들은

갖가지의 과수나무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속에서 우리 동무들은

꿈을 키워 나갔다.

 

봄이면, 온통 빠알갛게 물 들여진 참꽃을 따 먹으며 입술이 검붉게

물들도록 산 속에서 뛰 놀고, 송화 따 먹고 송진 훑어 먹던 일...

 

여름이면,개울사이의 물고기도 잡고 바구니 끼고 쑥이며 나물 뜯으러

다니던 곳. 복숭아,포도, 자두 , 산딸기 등등의 과일들~

요즘 과일들은 따라 올래야 따라 올 수 없을정도로 그 감미로운 맛은

깨끗한 환경이 주는 의 선물이 아니었던가?

 

가을이면, 산과 들에 지천으로 피어 흐드러진 흰 색,연보라색의

구절초, 좀개미취들을 보면서(우린 그냥 들국화라 불렀었다.)

알 수 없는 쏴~한 가슴에 미어지도록 아린 감정들을 느끼며

꿋꿋이 살아 나가는 그 한 포기포기들의 들국화가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했었지.

 

겨울이면, 꽁꽁 언 냇가를 썰매를 타고 놀며 혹, 설얼은 얼음 덕분에

학교길에 양말이 다 젖어 꽁꽁 언 발을 수업내내 동동거리기도 했었고.

지금처럼 풍족하지 못 한 시절에 뽀얗게 내린 눈을 감미료를 섞어

맛나게도 먹었었지~~~~

빼 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장관은 단연 소나무꽃의 雪景이다.

봄이면 진짜 소나무꽃~

겨울이면 눈으로 또 하나의 소나무꽃이 핀다.

다른 나무가지들보다 소나무에 앉은 꽃은 그야말로 말로써는

형용하기 어려운 감슴 벅찬 감동을 내게 가져다 주곤 했었다.

 

지금처럼 학교로,학원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우리의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정작 풍요로운 물질속에 정서는 메말라 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 아름다운 자연속에 융화되지 못 하고 언어폭력,문화폭력등에

흡수되어 가고 있는......

눈은 있지만 보지 못 하고,가슴은 있지만 느끼지 못 하는 정서가

메말라버린 로봇 인간으로 자라는것은 아닐지 ....................

감성이 메말라져 더 많은 폭력과 논쟁이 끊이지 않는것은 아닐까?

 

지금은 그 어린 시절에서 두 아이를 둔 엄마가 되었지만,

지금도 내 눈 앞에 펼쳐진 내 어릴적 산골마을은

여전히 내 가슴에 자리하고 조금이나마 아이들에게 나의 감성을

나누어 주고자 노력한다. 나의 이야기가 실지로 느끼고 자란

나의 감성과는 많이 뒤떨어지겠지만, 나는 내 아이들을

가슴이 따뜻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남에게 웃음을 줄 줄 알고, 희망을 줄 줄 아는 그런 사람으로!

나의 욕심이고 희망사항일까?

 

수십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내 고향의 정취가 그대로 느껴진다.

좀은 느긋하고 여유로움으로 주위를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

언제 한 번 여유를 내어 내 아이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찾고픈 내 고향 산골마을~

따뜻한 어머님 품속처럼 나를 포근히 감싸 안는다.

주황색 나리꽃,보라색 용담꽃,눈발을 흩뿌린듯 뽀얗던 조팝과 또 이름모를 들꽃들!

 

이제 어느덧 반을 살아 온 나이가 되었지만, 그 풋풋하던 고향 정취를

가슴으로 느끼며 아름답게 살아 보련다.

모든 이들에게도 이렇게 외치고 싶다.

 

바쁜 나날들이지만 한번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아이들과의 눈높이를 맞추어 보자고.............

 

 

일기장을 뒤적여 보다가 이 글이 있어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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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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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산행을 했었다.

주위에 말을 터고 지내던 아이의 친구 엄마들이랑 ~


 

오후 1시에 만나서 점심 먹고


 

앞산을 향해 출발.,,,...


 

 


 

팔공산을 가자,ㅇㅇㅇ 가자...


 

의견이 좀 있었지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산골의 사정으로


 

가까운 앞산을 향하여 출발!!


 

오랫만에 하는 산행이라 다소 숨도 찼지만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다.


 

 


 

산을 오르면서 깨달은 또 하나의 비밀은?


 

봄에나 필 꽃들이 봉오리가 송송  다 맺혀 있었다.


 

단풍들이 떨어지는 가을에 벌써 그들은 내년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어떠한가?


 

십년대계,백년대계를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그때 그때 일을 당하고서야 외양간 고친다고 바쁘다.


 

 


 

좀 늦은 가을에 단풍구경 하러 온 우리들을 가련하게 생각해서인지


 

키 큰 나무들에 가려 빛은 못 본 키 작은 나무들이


 

한창 자태를 뽐 내고 있었다.


 

그 아름다움이란!!


 

우아하지도 웅장하지도 못 하지만


 

소박한 그대로의, 최선을 다 해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앙상한 가지들 속에 빠알갛게 물 든 키 작은 나무의 단풍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산행은 삭막하지 않았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들의 마음은 감성을 꺼집어 낼 수가 있었다.


 

 


 

좀 작고 슬픈 이들이여~


 

슬퍼하지 말지어다.


 

누구든지 다 소용이 있고 할 일이 있음을!


 

 


 

그 날의 산행은 많은 뿌듯함을 남긴 채 날은 저물었지만


 

아마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또 하나의 행복이었을게다.


 

인연도 그냥 방치해 두면 모르는 사람으로 끝날것이요,


 

조금만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 일상의 즐거움으로 떠 오른다는 것을!!


 

 


 

지난번에 가 본 앞산이 그날 갔을 때에도


 

변함없이 잘 있었습니다.....


 

 


 

누가 "앞산은 잘 있던가요?" 라고 묻는다면


 

전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네~ 변함없이 우릴 반겨 주었습니다" 라고요....후후 ^^*


 

 


 

변하는 건 우리들의 마음일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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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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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촌년 10만원 ★

      

    여자 홀몸으로 힘든 농사일을 하며 판사 아들을 키워낸 노모는

    밥을 한끼 굶어도 배가 부른 것 같고 잠을 청하다가도 아들 생각에

    가슴 뿌듯함과 오유월 폭염의 힘든 농사일에도

    흥겨운 콧노래가 나는 등 세상을 다 얻은 듯 해 남부러울 게 없었다.

     

    이런 노모는 한해 동안 지은 농사 걷이를 이고 지고

    세상에서 제일 귀한 아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한복판의

    아들 집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제촉해 도착했으나

    이날 따라 아들 만큼이나 귀하고 귀한 며느리가 집을 비우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아들이 판사이기도 하지만 부자집 딸을 며느리로 둔 덕택에

    촌노의 눈에 신기하기만한 살림살이에 눈을 뗄 수 없어

    집안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뜻밖의 물건을 보게 됐다.

     

    그 물건은 바로 가계부다.

    부자집 딸이라 가계부를 쓰리라 생각도 못했는데

    며느리가 쓰고 있는 가계부를 보고 감격을 해

    그 안을 들여다 보니 각종 세금이며 부식비, 의류비 등

    촘촘히 써내려간 며느리의 살림살이에 또 한번 감격했다.

     

    그런데 조목조목 나열한 지출 내용 가운데 어디에

    썼는지 모를 촌년10만원이란 항목에 눈이 머물렀다.

    무엇을 샀길래? 이렇게 쓰여 있나 궁금증이 생겼으나

    1년 12달 한달도 빼놓지 않고 같은 날짜에 지출한 돈이

    바로 물건을 산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게 용돈을

    보내준 날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촌노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 아들 가족에게 줄려고

    무거운 줄도 모르고 이고지고 간 한해 걷이를

    주섬주섬 다시 싸서 마치 죄인된 기분으로 도망치듯

    아들의 집을 나와 시골길에 올랐다.

     

    가슴이 터질듯한 기분과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통을 속으로 삯히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금지옥엽 판사아들의 전화가 걸려 왔다.

    “어머니 왜 안주무시고 그냥 가셨어요”라는 아들의

    말에는 빨리 귀향길에 오른 어머니에 대한 아쉬움이

    한가득 배어 있었다.

     

    노모는 가슴에 품었던 폭탄을 터트리듯

    “아니 왜! 촌년이 거기 어디서 자-아” 하며 소리를 지르자

    아들은 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노모는 “무슨 말, 나보고 묻지 말고 너의 방 책꽂이에

    있는 공책한테 물어봐라 잘 알게다”며 수화기를

    내팽기치듯 끊어 버렸다.

    아들은 가계부를 펼쳐 보고 어머니의 역정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내와 싸우자니 판사 집에서 큰 소리 난다

    소문이 날꺼고 때리자니 폭력이라 판사의 양심에

    안되고 그렇다고 이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태 수습을 위한 대책마련으로 몇날 며칠을 무척이나

    힘든 인내심이 요구 됐다? 그런 어느날 바쁘단

    핑계로 아내의 친정 나들이를 뒤로 미루던 남편이

     

    처갓집을 다녀오자는 말에 아내는 신바람이나 선물

    보따리며 온갖 채비를 다한 가운데 친정 나들이

    길 내내 입가에 즐거운 비명이 끊이질 않았고

    그럴 때마다 남편의 마음은 더욱 복잡하기만 했다.

     

    처갓집에 도착해 아내와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모두 집안으로 들여 보내고 마당에 서 있자

    장모가 “아니 우리 판사 사위 왜 안들어 오는가”하며 쫓아 나오자

    사위가 한다는 말이 “촌년 아들이 왔습니다”라고 대꾸하자

    그 자리에 장모는 돌하루방처럼 굳은채 서 있자

    “촌년 아들이 감히 이런 부자집에 들어 갈 수 있습니까”라 말하고

    차를 돌려 가버리고 말았다.

     

    그날 밤 시어머니 촌년의 집에는 사돈 두 내외와 며느리가

    납작 엎드려 죽을 죄를 지었으니 한번만 용서해 달라며 빌었다.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다음달부터 촌년 10만원은 온데간데 없고

    시어머니의 용돈 50만원이란 항목이 며느리의 가계부에 자리했다.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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