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에게나 고향은 있기 마련이지만,

나에게는 더욱 잊을 수 없는

내 정서를 아름답게 해 준 산골마을 고향이 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그 곳~!!

나의 고향~ 산골마을이다.

집이래야 다섯 가구가 고작이었지만 그 곳에서 난 따뜻한

가슴과 인정을 배웠다. 사방으로 둘러싸인 산 속에 펼쳐진 들판들은

갖가지의 과수나무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속에서 우리 동무들은

꿈을 키워 나갔다.

 

봄이면, 온통 빠알갛게 물 들여진 참꽃을 따 먹으며 입술이 검붉게

물들도록 산 속에서 뛰 놀고, 송화 따 먹고 송진 훑어 먹던 일...

 

여름이면,개울사이의 물고기도 잡고 바구니 끼고 쑥이며 나물 뜯으러

다니던 곳. 복숭아,포도, 자두 , 산딸기 등등의 과일들~

요즘 과일들은 따라 올래야 따라 올 수 없을정도로 그 감미로운 맛은

깨끗한 환경이 주는 의 선물이 아니었던가?

 

가을이면, 산과 들에 지천으로 피어 흐드러진 흰 색,연보라색의

구절초, 좀개미취들을 보면서(우린 그냥 들국화라 불렀었다.)

알 수 없는 쏴~한 가슴에 미어지도록 아린 감정들을 느끼며

꿋꿋이 살아 나가는 그 한 포기포기들의 들국화가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했었지.

 

겨울이면, 꽁꽁 언 냇가를 썰매를 타고 놀며 혹, 설얼은 얼음 덕분에

학교길에 양말이 다 젖어 꽁꽁 언 발을 수업내내 동동거리기도 했었고.

지금처럼 풍족하지 못 한 시절에 뽀얗게 내린 눈을 감미료를 섞어

맛나게도 먹었었지~~~~

빼 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장관은 단연 소나무꽃의 雪景이다.

봄이면 진짜 소나무꽃~

겨울이면 눈으로 또 하나의 소나무꽃이 핀다.

다른 나무가지들보다 소나무에 앉은 꽃은 그야말로 말로써는

형용하기 어려운 감슴 벅찬 감동을 내게 가져다 주곤 했었다.

 

지금처럼 학교로,학원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우리의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정작 풍요로운 물질속에 정서는 메말라 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 아름다운 자연속에 융화되지 못 하고 언어폭력,문화폭력등에

흡수되어 가고 있는......

눈은 있지만 보지 못 하고,가슴은 있지만 느끼지 못 하는 정서가

메말라버린 로봇 인간으로 자라는것은 아닐지 ....................

감성이 메말라져 더 많은 폭력과 논쟁이 끊이지 않는것은 아닐까?

 

지금은 그 어린 시절에서 두 아이를 둔 엄마가 되었지만,

지금도 내 눈 앞에 펼쳐진 내 어릴적 산골마을은

여전히 내 가슴에 자리하고 조금이나마 아이들에게 나의 감성을

나누어 주고자 노력한다. 나의 이야기가 실지로 느끼고 자란

나의 감성과는 많이 뒤떨어지겠지만, 나는 내 아이들을

가슴이 따뜻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남에게 웃음을 줄 줄 알고, 희망을 줄 줄 아는 그런 사람으로!

나의 욕심이고 희망사항일까?

 

수십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내 고향의 정취가 그대로 느껴진다.

좀은 느긋하고 여유로움으로 주위를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

언제 한 번 여유를 내어 내 아이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찾고픈 내 고향 산골마을~

따뜻한 어머님 품속처럼 나를 포근히 감싸 안는다.

주황색 나리꽃,보라색 용담꽃,눈발을 흩뿌린듯 뽀얗던 조팝과 또 이름모를 들꽃들!

 

이제 어느덧 반을 살아 온 나이가 되었지만, 그 풋풋하던 고향 정취를

가슴으로 느끼며 아름답게 살아 보련다.

모든 이들에게도 이렇게 외치고 싶다.

 

바쁜 나날들이지만 한번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아이들과의 눈높이를 맞추어 보자고.............

 

 

일기장을 뒤적여 보다가 이 글이 있어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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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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