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칠월은 기나긴 장마로 지루한 안달이었었지

온갖 수해와 눈물만 잔뜩 일궈 놓고서

많은 이들의 가슴에 퍼런 멍만 들여놓고 갔었지

다행히 수해를 입지 않은 사람들은

마음으로나마 삼가하며 아픈이들의 가슴을 쓰다듬어 주었었지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연이은 불볕더위

견딜 수 없을 만큼 따가운 햇살이지만

어찌 지니간 긴 수해에 비길 수 있으리오.

요즘 나는 날마다 햇볕을 장롱속에 넣는다.

 

한 장, 한 장(얇은이불)

한 채, 한 채(솜이불)

달구어진 옥상에 널어 햇볕을 맘껏 빨아 들이지

저녁 나절 걷어 오면

햇볕 내음 향기로와라~~

 이마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지만

그래도 나는 햇볕 내음 장롱속에 차곡차곡 쌓으며

콧노래가 절로 나오지~~

 

* 햇볕 단내음 솔송 나는 이불을 걷으며 기분이 상쾌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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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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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카페의 글로써 늘 만난다는 이유로 개인적인 친분은 소원했습니다.



며칠전에 3학년때의 학모들을 만났었는데

안 그래도 선생님께 연락을 드릴려다

바쁜중에 부담스러워 하실것 같아 저희만 만났어요.



민아,은지,다영이,세운이,중현이...

가끔씩,아주 가끔씩 얼굴을 보는데 괜찮더라구요.

연말이었던가? 년초였던가....

선생님과 함께 만나고선 처음이었지요.



아무런 약속한 모임도 없고

연결된 고리도 없었지만 전화하면 의기투합해서

의견이 모아지는게 참으로 신기하지요.

아마도 서로의 마음이 통하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이제 나이도 마흔을 넘기고,바라보고

또래의 자식을 기르면서 느끼는 동질감이 크다고 봐야겠지요.

저는 시집살이를 하면서 사실 처녀때의 친구들은 지금

하나도 안 만나요,아니 못 만났지요.

잊을만 하면 아주 가끔씩 전화하는 정도예요.

그래서인지 내 아이의 엄마들이 아주 소중하게 느껴져요.

사실 소중한것도 맞구요.



연말에 한번 선생님 모시고 식사 하는걸로 의견이 모아졌지요.(섭하죵? ㅎㅎ)

저에게 작통권(?)을 주시는 선아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ㅎㅎ

저는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지만 선아님께서

청해 주시니 마다 할 수가 없지요 ㅋ~

선아님께서 행사하세요,돌려 드릴께욤 ㅎㅎ

특별한 일은 없으니까요....울 대비마마님 말고는.

영광의 자리에 앉을 그 날까지

손꼽아 지둘리겠심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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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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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편지글 2015. 2. 13. 14:45

저는 이 책을 고마운 분으로부터 선물로 받아

더욱 뜻 깊게 읽었었는데,사실 그 맘때의 저의 모습이란......



그저 아이들 이나 닥달하고 채근하고 ,내 맘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고함도 지르는 참으로 답답한 학부모였어요.

토토를 읽으면서 내내 그렇지 !그래 기다려 줄 수 있는 부모가 되자고

다짐도 했지요.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또 점점 무뎌지고 말았으니...



오늘 이 글을 보면서 다시 한번 토토를 ,아니 도모에 학원의 교장 선생님이나

토토의 부모를 본 것 같아 새로운 마음가짐이 들어요.

지하철 역무원의 모습이 멋져 보여 커서 지하철 역무원이 된다고도 했다가

이래저래 무슨 말을 하여도 그의 부모님은 다 들어 주었지요.

위에서 얘기한 것 처럼 교장 선생님의 그 "너는 참으로 착한 아이란다."말씀

한 마디가 데츠코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회상한다.

실화이고 현 생존하고 있는 이의 얘기라지만 사실 오늘날에 비하면

먼 별나라의 얘기 같다.



여기서 우리들이 느껴야 할 것은 아이들을 키우는데

있어서도 인내와 너그러움을 많이 지녀야 한다는 사실이다 .

요즘 청소년들이 좀 거칠고 우격다짐인 것도 다 우리 부모님들의 책임이 아닐까?

너그러움과 따뜻함을 심어 주지 못 해서 말이다.

아이들한테까지는 고사하고 부부 서로간에도 온유한 사랑이 멀어져만 가고 있으니......^^

그 아래서 그들은 폭력과 마음 속에 화를 키워가고있지 않았을까!



나를 다시 한 번 되짚게 해 준 분께 감사드리며......

 

고마운 중현 어머니께...

 

어머니!!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네요.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위가 길어 서로가 힘들었지요..

중현이네 가족 모두 건강하신지요?^^*

 

저도 멀리서 응원해 주시고 걱정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르고 제 주변의 일에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면서

이제 마음에도 조금은 안정이 찾아들고 있네요.

 

올 여름 방학은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잠시 다녀왔어요.

그리고 나머지 대부분은 매일 학교에 출근해서 근무했구요.

제가 평교사가 아니라 직책을 맡다보니...

 

방학에도 관리자의 입장에서 학교에 출근해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답니다.

사실은 지금도 학교입니다.

뭐..매일 출근하니 쉬지도 못하고 안좋겠다 생각하겠지만..

개학해서 출근하여도 갑작스럽지 않고 잘 적응하겠지요.

매사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바쁜 와중에 책도 읽고 딸아이 교육을 위해서

이것 저것 정보도 수집하고 나름대로 여유롭게 생각하는 가운데

열심히 살려고 노력 중이지요.

 

많이 웃으려 노력해서 억지로 웃으면 물론 즐겁겠지만...

제 스스로 여유롭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어머니...

 

가끔씩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편지가 참으로 약이됩니다.

제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고..

조금 무너지나 싶음...다시 보다듬을 수 있고...고맙습니다.^^

 

중현이가 얼마나 자랐을지 모습을 상상하면 입가에 웃음이 머금어집니다.

세월이 흘러 저에게 이 모든 일들이 추억이 되겠지요.

힘들었던 상황까지도...

 

흘러가는 시간속에 힘들고 짜증나고 지치더라도

매순간 후회는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껍니다.

그래야 나중에 추억이라는 보따리에서 꺼내어 보아도 웃음이 나니까요.

 

어머니....

 

이제 귀뚜라미 소리도 늦은 밤에 들리는 걸 보니..가을이 오려나 봅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어머님도 그 온화하신 향기 잃지 않는 삶이 되길 간절히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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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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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과일-------정 경 희

 

우리는 자연에게서 많은 베품을 받으며 살고 있다.

숨을 쉴 수 있는 공기로부터 시작 하여,물 태양, 등 등

....... 애써 그들의 소중함을 알려고 할 필요는 없다.

러나 최소한 그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가꿔 나가야 할

임은 져야 함을 나 자신도 얼마나 깨닫고 있는지?........

우리가 초등학교 다니던 때였다.

시골 학교라 이맘때쯤이면 서로들 책가방 속에 풋과일들이

하나, 둘 정도는 들어 있다. 사과, 복숭아, 살구 등등.......

아직 영글지 못 한 자연들은 때로는 우리에게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는데. 풋과일을 먹고 배탈 난 학생들이 종종

있다 보니~ 가방 속 풋과일 검사는 수업 시간 전 꼭 하는

필수 과목이었다.

걸린 물건들은 주인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선생님 손으로

 회수되고 혹, 걸리지 않은 과일들은 친구들 입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풋풋한 풀내음 나는 여물지 못한 그 과일도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었으니........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다.

그 날도 어김없이 가방 검사가 들어갔는데. 당황한 한 아이

가 털이 숭숭 난 털복숭아를 감춘다는 것이 그만 팬티 속으

로 넣고 말았는데. 그 뒤에는 상상 하시길.......

그 후론, 사 할 때마다 가방뿐이 아니라 (?) 수색까지

들어가고 ㅋㅋㅋ 그렇게 우리의 어린 시절은 영글어 가는

과일과 같이 영글어져만 갔고.......

지금 이렇게 어른이 되어 그 때의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

가 되어있지만, 이맘때만 되면 그런 기억들이 하나 둘

아스라이 떠오른다.

송화 가루 날리는 계절도 떠나가고. 우리들의 꿈도

그 날리던 송화 가루와 같이 여행을 하다 지금 이 곳에 또

다른 씨앗으로 안착을 하고.......

그 나무들은 죙일 재잘재잘.......부모 속 태우는 일들만

어놓고.......너무 큰 걱정과 염려는 그들에게 때론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요즘 나는 느낀다.

끊임없는 관심과 한 발짝 물러 선 방관(?) 부모들이 생각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속이 알차고 생각들이 있음을 요즈음

들어서 생각 한다. 물을 주고 볕을 주는 것은 물론 부모들

담당이지만 튼튼하게 뿌리 내리고, 곧게 커 가는 것은

오로지 그들만의 특권임을.......

부모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 생각대로 해 주길 바라고,

내 마음에 차길 바라고 나의 기준틀에 맞춰 주길 바랐다.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하나의 인격체인 것을........!!

너무 많이 바라지 말자. 너무 많이 혼 내지 말자. 우린 그저

울타리가 되어 그 나무가 뿌리가 흔들리지는 않는지?

메말라 목숨이 다 하지는 않는지?

태풍에 쓰러지지나 않는지......?

자유자재로 꿈을 키워 나가야 함을, 아이가 열 살이 되어서

야 깨달으니.......참으로 미욱한지고.......

그나마 생각으로 그칠지, 어쩔지? 그것도 의문이다. 사람은

자연에서 태어 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야 할 우리의 자연을 늘 아끼고 사랑

하는 마음으로 생활 해 나가야 함은 세살 아이도 지극히 알

고도 남을 일이다. 하늘아! 별아~ 구름아~~~~~ 지금 이

시간 너 네들이 왜 이리도 다정하게 느껴지는지.......

 

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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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라는 나무

언젠가부터 내 옆에 나무가 생겼습니다
그 나무 때문에 시야가 가리고
항상
내가 돌봐줘야 하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것을 하지 못할 때도 많았습니다

비록 내가 사랑하는 나무이기는 했지만
내 것을 포기 한다는게
이렇게 힘든 것 인줄 미처
몰랐습니다

언젠가부터
나는 그런 나무가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귀찮고 날 힘들게 하는 나무가 밉기까지 했습니다
괴롭히기 시작했고
괜한 짜증과 심술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내 덕을 많이 보고 있다고 느꼈기에
이 정도의 짜증과 심술은
충분히 참아낼 수 있고
또 참아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무는 점점 병들었고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태풍과 함께 찾아온 거센 비바람에
나무는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저 바라만 보았습니다

어쩌면 나무의 고통스러함을 즐겼는지도 모릅니다

그 다음날....
뜨거운 태양 아래서 나무가 없어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여겼던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나무를 보살피는 사이에
나무에게 짜증과 심술을 부리는 사이에
나무는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그늘"이 되었다는 것을

이제는
쓰러진 나무를 일으켜 다시금 사랑해 줘야겠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 필요한 존재임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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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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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7  

 

양폭대피소 위의 양폭포..

오늘이 나의 생일이렷따~

 

아침엔 내 손으로 미역국 끓여 먹기도 머시기하고 해서

그냥 저녁에 국밥이나 한 그릇 먹으러 가자고 했다.

이것도 대단한 발전이 분명할지어다.

감히 어머님께 생일이라고 외식하러 가자고 할 정도가 되었으니..

 

일을 마치고

아이의 고모부께서 오셔서

우리 식구들이랑 같이 갈비집으로 향했다.

잠깐!

장미꽃 한 다발을 내게 선물까지 주시구서.....(이러니 내가 좋아할 수 밖에 ㅎㅎ)

 

저녁을 맛나게 먹고

김치를 갓 담근게 있어 수육을 삶았다.

 

시이모님댁의 넷째 아가씨가 케잌을 사 왔다.

에구~~ 이 감동을..........

 

어떤때에는 시외삼촌께서 생일잔치를 만들어 주신적도 있고

(가요주점에서 케잌사서 생일파티하고 노래 부르고

용돈까지 받았으니...)

오늘은 시매시께서 이렇게 챙겨 주시니.....

어머님을 모시면서 힘 들었던 순간들이 다~ 소화가 되는것 같다.

 

냉장고 속의 케잌은 내 아이들이 학교 갔다 와서

맛있게 먹을것이고~~

꽃다발은 거실에서 며칠을 환하게 웃어줄 것이고......

선물로 받은 양말은  내 발을 즐겁게 할 것이며

립그로스는 지금 나의 입술에서 환하게 웃고 있단다.

 

이만하면 소외되지 않은 인생이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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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촌년 10만원 ★

      

    여자 홀몸으로 힘든 농사일을 하며 판사 아들을 키워낸 노모는

    밥을 한끼 굶어도 배가 부른 것 같고 잠을 청하다가도 아들 생각에

    가슴 뿌듯함과 오유월 폭염의 힘든 농사일에도

    흥겨운 콧노래가 나는 등 세상을 다 얻은 듯 해 남부러울 게 없었다.

     

    이런 노모는 한해 동안 지은 농사 걷이를 이고 지고

    세상에서 제일 귀한 아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한복판의

    아들 집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제촉해 도착했으나

    이날 따라 아들 만큼이나 귀하고 귀한 며느리가 집을 비우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아들이 판사이기도 하지만 부자집 딸을 며느리로 둔 덕택에

    촌노의 눈에 신기하기만한 살림살이에 눈을 뗄 수 없어

    집안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뜻밖의 물건을 보게 됐다.

     

    그 물건은 바로 가계부다.

    부자집 딸이라 가계부를 쓰리라 생각도 못했는데

    며느리가 쓰고 있는 가계부를 보고 감격을 해

    그 안을 들여다 보니 각종 세금이며 부식비, 의류비 등

    촘촘히 써내려간 며느리의 살림살이에 또 한번 감격했다.

     

    그런데 조목조목 나열한 지출 내용 가운데 어디에

    썼는지 모를 촌년10만원이란 항목에 눈이 머물렀다.

    무엇을 샀길래? 이렇게 쓰여 있나 궁금증이 생겼으나

    1년 12달 한달도 빼놓지 않고 같은 날짜에 지출한 돈이

    바로 물건을 산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게 용돈을

    보내준 날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촌노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 아들 가족에게 줄려고

    무거운 줄도 모르고 이고지고 간 한해 걷이를

    주섬주섬 다시 싸서 마치 죄인된 기분으로 도망치듯

    아들의 집을 나와 시골길에 올랐다.

     

    가슴이 터질듯한 기분과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통을 속으로 삯히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금지옥엽 판사아들의 전화가 걸려 왔다.

    “어머니 왜 안주무시고 그냥 가셨어요”라는 아들의

    말에는 빨리 귀향길에 오른 어머니에 대한 아쉬움이

    한가득 배어 있었다.

     

    노모는 가슴에 품었던 폭탄을 터트리듯

    “아니 왜! 촌년이 거기 어디서 자-아” 하며 소리를 지르자

    아들은 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노모는 “무슨 말, 나보고 묻지 말고 너의 방 책꽂이에

    있는 공책한테 물어봐라 잘 알게다”며 수화기를

    내팽기치듯 끊어 버렸다.

    아들은 가계부를 펼쳐 보고 어머니의 역정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내와 싸우자니 판사 집에서 큰 소리 난다

    소문이 날꺼고 때리자니 폭력이라 판사의 양심에

    안되고 그렇다고 이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태 수습을 위한 대책마련으로 몇날 며칠을 무척이나

    힘든 인내심이 요구 됐다? 그런 어느날 바쁘단

    핑계로 아내의 친정 나들이를 뒤로 미루던 남편이

     

    처갓집을 다녀오자는 말에 아내는 신바람이나 선물

    보따리며 온갖 채비를 다한 가운데 친정 나들이

    길 내내 입가에 즐거운 비명이 끊이질 않았고

    그럴 때마다 남편의 마음은 더욱 복잡하기만 했다.

     

    처갓집에 도착해 아내와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모두 집안으로 들여 보내고 마당에 서 있자

    장모가 “아니 우리 판사 사위 왜 안들어 오는가”하며 쫓아 나오자

    사위가 한다는 말이 “촌년 아들이 왔습니다”라고 대꾸하자

    그 자리에 장모는 돌하루방처럼 굳은채 서 있자

    “촌년 아들이 감히 이런 부자집에 들어 갈 수 있습니까”라 말하고

    차를 돌려 가버리고 말았다.

     

    그날 밤 시어머니 촌년의 집에는 사돈 두 내외와 며느리가

    납작 엎드려 죽을 죄를 지었으니 한번만 용서해 달라며 빌었다.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다음달부터 촌년 10만원은 온데간데 없고

    시어머니의 용돈 50만원이란 항목이 며느리의 가계부에 자리했다.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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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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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이가 2박3일 일정으로 학교에서 야영을 떠났다.

엄마 된 마음엔 웬지 자꾸만 안쓰러운 맘이 든다.

친구들과 밥 해 먹고 하는게 너무 힘들것만 같아서.....

 

저거들은 신이 났더만 엄마들만 걱정이다 ㅎ(나뿐놈들)

아래께 축구하다 무릎을 깼던데 덧나지나 않을런지.

엄마 앞에선 아파 죽겠다고 엄살 부리던거 친구들 앞에선 잘 참겠지.

감기 들어 애 먹지나 않을런지....

텐트치고 잔다고 박스니,돗자리니(현인 대돗자리 두 개를 맡아왔슴),침낭이니...

짐도 줄여서 세 보따린데 힘 들지는 않겠는지,챙겨 다니기나 할것인지.

 

에궁~~

쓸데없는 걱정들로 상을 차리면 상다리가 부러지겠다.

 

현아~~

무탈하게, 친구들과 재미있게

좋은 경험을 얻고 돌아오길 이 엄마 바래본단다.

잘 보내다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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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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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동안 반을 위해 힘을 아끼지 않아야겠지~★

 
사랑하는 내 딸
반듯하고 예쁜 진이이기에
때론, 힘이 많이 들 때도 있으리라.......
학교에서 잘 하는만큼의 스트레스로 인해
집에 와서 많이 버릇없이 굴 때도,짜증을 많이 낼 때도 있지만
엄만 진이의 속 마음이 아니고 투정이라고 이해한다.
그렇지만,좀만 투정 부려 ..
이젠 회장도 되었는데 말얌 ㅎㅎ
 
너무 잘 하려고 애 쓰기보다
지금처럼만 해도 넌 분명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반의 대표로 인정 받을 수 있을거야.
 
우리 진이~~
 
사랑한다,많이많이.....
언제나 건강하고 할머니 말씀,부모님 말씀 잘 듣는
더불어 오빠에게도 예쁜 동생(엄마 주문이 너무 과한거야?ㅎ)
사랑스런 진이가 되어 주3
 
공부한다고 늘 고생한다.
그렇지만 먼 훗날의  좀 더 나은 나를 위해 분발해 주길 바라면서
이만 줄이마.....
축하해 주기 위해 시작한 편지가 어 째 좀 길어졌넴...이해해주공
*
*

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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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초등학교 5학년 3반 도 예진

 

우리 엄마 집 식구들은 뭐든지 추억을 남겨 줄 수 있는 재미있는 식구들이다.

 

엄마네 형제는

큰이모,작은이모,엄마,외삼촌 그리고 막내이모까지 5남매이다.

나는 오늘도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러 가는 중이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자리가 불편하다.

오빠는 차를 탈 때마다 앞좌석에 앉아 나만 불편하게 한다.

 

  " 왜 맨날 오빠야만 앞에 앉는데?.."

  " 니가 먼저 앉아 있던지.."

이 대화도 이제 질렸다.

 

  ' 그냥 양보하자...짜증 나!"

멀미가 나서 그냥 자 버렸다. 깨어 보니 벌써 경주다.

외갓집은 경주라서 1시간밖에 안 걸리지만 멀미는 차만 타면 난다.

그래서 나는 차를 타는 것이 너무 싫다.

 

엄마는 그 동안 고향이 그리웠나 보다.

도착할 즈음이면 어릴적 이야기를 들려 준다.

 

  ' 불쌍한 우리 엄마.........'

 

명절때만 오니까 엄마 얼굴 많이 보고 싶었겠다.

 

외할머니댁에 도착해서 외할머니께 바로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을 받았다.

외할아버지는 몇 년전에 돌아 가셔서 외할머니 혼자 집을 지키고 계신다.

많이 외롭고 쓸쓸하실것 같았다.

 

집이 더워서 잠옷으로 갈아 입었는데 이번엔 이모가 오셨다.

외출복으로 갈아 입고 또 세배를 드리고 이모가 해 주시는 덕담을 들었다.

 

저녁에는 외삼촌께서 가져 오신 소갈비를 구워 먹었다.

맛있게 실컷 먹고 사촌들이랑 놀았다.

제일 큰 이모네 사촌언니들은 먼저 왔다 가서 만나지 못 했고

둘째 이모네 오빠는 이제 대학생이 되는데 솔직히 말 하면 어른티 안 나는 개구장이다.

나랑도,더 어린 사촌동생과도  잘 놀아 주기 때문이다.

잠도 많이 자서 주말엔 12시까지도 잔단다.

밤이라서 밖에 가서 뛰놀진 못 하고

집 안에서 재미있게 놀았다.

 

늦게까지 얘기하고 놀다가 3시나 되어서 잤더니,

다음날 아빠가 깨우셔서 겨우 일어났다.

엄마도 집에서는 이 시간까지 어림도 없으실텐데 외갓집이라서 그런지 많이 봐 준거다.

 

오늘은 일찍 집으로 가야 한다.

집에서는 할머니께서 또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이다.

아침밥을 먹고 외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외갓집을 나섰다.

 

이모와 이모부 사촌들에게도 인사 하고 차 앞에서 문 열기를 기다렸다.

 

   " 예진아~ 갈 때까지 같이 있어야지."

하면서 니를 불렀다.

   " 히히 내가 모를 줄 알고!"

오빠는 분명 또 앞좌석에 앉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차 문의 손잡이를 잡고 기다렸다.

아빠가 문을 열어 주시고 나는 기어코 앞좌석을 차지하였다.

이 뿌듯함 ㅋㅋ

 

가는 길이 아쉬웠다.

외갓집에서는 이 글에 없는 재미난 일도 많았다.

사촌언니의 전화내용도 재미 있었고,

엄마 형제들의 놀이와 대화도 즐거웠다.

 

엄마가 즐거워 하는것 같아 그게 제일 좋았다.

집으로 돌아 오면서  못내 아쉬워 조금만 더 있다가 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 시간 속에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재미있고 정다운 집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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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승상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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